실버 인생

실버 요가 클래스 참여 후기 – 유연성보다 중요한 것은?

badaja-sun 2025. 7. 20. 11:43

60세 이후에도 요가는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운동입니다. 유연성이 부족해도 괜찮고, 중요한 건 호흡과 몸의 감각에 집중하는 태도입니다. 실버 요가 클래스를 통해 필자는 신체적 변화뿐만 아니라 정서적 안정, 관계의 회복, 자기 수용의 힘을 배웠습니다. 이 글은 실버 요가에 대한 솔직한 참여 후기와 그로 인해 변화된 삶을 진솔하게 담았습니다.

 

요가, 실버세대도 나이와 상관없이 시작할 수 있는 삶의 쉼표

“요가는 유연한 사람이 하는 운동이다”라는 편견이 있었다. 특히 60대 후반을 넘기고부터는 내 몸이 과연 이런 동작을 따라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우연히 지역 복지관에서 진행하는 실버 요가 클래스에 참여하게 되면서, 요가는 유연함보다는 ‘나를 바라보는 시간’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첫 수업 날,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매트를 깔고 앉았다. 옆자리에 앉은 또래 분은 “몸이 안 따라줘도 괜찮아요. 그냥 따라 하기만 해도 좋아져요.”라며 웃었다. 그 말에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요가 강사님 역시 “유연성보다는 자기 몸의 상태를 인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강조하셨다. 실제로 첫 수업은 천천히 호흡을 고르고, 손과 발을 가볍게 움직이는 동작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날 집에 돌아오는 길, 오랜만에 허리가 가벼운 느낌이었다. 뻐근하던 어깨는 확 풀린 건 아니지만, 긴장이 조금 풀린 듯했다. 요가는 단지 몸을 구부리는 운동이 아니라, 몸과 마음의 긴장을 내려놓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버세대 요가

 

실버들에게 유연성보다 중요한 것은 ‘호흡’과 ‘느낌’

요가를 하다 보면 강사님이 가장 자주 말씀하시는 말이 있다. “호흡하세요, 숨을 참지 마세요.” 고령이 되면 자연스럽게 호흡이 얕아지고, 신체활동 중에는 숨을 참는 버릇이 생긴다. 그런데 요가는 의식적으로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것에서 시작한다.

깊은 호흡은 단순한 산소 공급 그 이상이다. 복식 호흡은 긴장을 푸는 데 큰 도움을 주며, 교감신경을 안정시키고 마음의 평정을 가져다준다. 특히 실버 요가에서는 빠르고 화려한 동작보다는, 호흡에 집중하며 천천히 자세를 유지하는 정적인 동작이 중심이 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동작은 ‘사바사나’, 즉 휴식 자세다. 매 수업 마지막에 등을 대고 누워서 조용히 눈을 감고 있는 이 시간은, 나에게 작은 명상과도 같다. 바닥에 몸을 맡기고, 몸과 마음의 긴장을 하나씩 풀어내는 이 과정에서 그날의 걱정이 조금씩 녹아내린다. 그때마다 느낀다. 요가는 유연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이 잘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걸.

 

실버 요가가 내 몸에 가져온 변화

요가를 시작한 지 이제 석 달이 넘었다. 처음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쑤시던 무릎과 어깨, 허리가 어느 순간부터 크게 불편하지 않다. 물론 요가가 마법처럼 통증을 없애준 것은 아니다. 하지만 통증을 피하는 법과 몸을 아끼는 습관을 배운 덕분에, 확실히 몸을 다루는 자세가 달라졌다.

특히 균형 감각이 좋아진 것이 가장 큰 변화다. 요가에서는 한 다리로 서기, 중심 잡기 같은 균형 동작을 자주 한다. 예전엔 한 발로 서 있으려면 휘청휘청했는데, 지금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강사님은 이런 변화를 보며 “요가는 근육을 키우기보다는 몸의 감각을 되살리는 운동”이라고 하셨다.

또 하나 눈에 띄는 변화는 수면의 질이다. 예전에는 잠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고, 새벽에 자주 깼다. 그런데 요가 수업을 한 날은 신기하게도 잠이 깊다. 몸이 편안해지니, 마음도 안정되고 자연스럽게 수면으로 이어지는 듯하다. 나이가 들수록 숙면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하는 요즘, 요가는 나에게 수면 건강의 열쇠가 되어주고 있다.

 

실버세대가 함께하는 즐거움 – 클래스 속 ‘작은 공동체’

요가는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실버 요가 클래스의 묘미는 함께하는 데 있다. 우리 반은 60~70대 어르신 10여 명이 매주 두 번 모여 수업을 듣는다. 처음에는 다들 어색했지만, 몇 번의 수업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고, 끝나고 커피도 함께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이 작은 모임은 나에게 큰 활력소다. 단지 운동을 하러 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고 교감하는 시간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서로의 자세를 도와주고, 어깨를 토닥이며 “오늘은 어땠어요?”라고 묻는 순간, 외로움이 줄어든다.

특히 요가 수업 후에 나누는 짧은 명상 시간은, 수업을 함께 한 사람들과 마음을 맞추는 경험이기도 하다. 눈을 감고 조용히 호흡하는 시간에 들려오는 이웃의 숨소리는, 왠지 모르게 안도감을 준다. 나이 들어 친구를 만든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만, 같은 취미와 리듬을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관계가 생긴다는 걸 요가 클래스가 알려주었다.

 

몸을 받아들이는 훈련, 실버세대, 자기 수용의 시간

젊었을 땐 다이어트나 근육 만들기가 운동의 목표였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운동은 있는 그대로의 몸을 받아들이는 연습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요가는 그 점에서 매우 특별한 운동이다. “오늘 내 몸은 여기까지구나.” “이 동작은 내 몸이 아직 불편하구나.” 이런 깨달음을 얻게 될 때, 자기비판보다 자기 수용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요가 수업 중에는 어떤 날은 쉽게 되던 동작이, 어떤 날은 힘들다. 하지만 강사님은 “몸은 날마다 다르다”라고 하시며, 비교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의 나를 바라보라고 말씀하신다. 이 말은 요가뿐 아니라 일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나를 재촉하거나 남과 비교하지 않는 법을 배운다는 점에서, 요가는 나에게 심리적 회복과 자존감 회복의 시간이다.

요가 매트 위에서는 누구나 초보자이고, 누구나 자신의 속도로 움직인다. 이런 평등한 공간에서 나는 매번 위로를 받는다. 몸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 느리게 해도 괜찮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실버 요가에서 배운 가장 큰 깨달음이다.

실버 요가가 선물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이제 요가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내 일상의 일부가 되었다. 집에서도 짧은 호흡 명상이나 스트레칭을 틈틈이 하게 되었고, 식습관도 자연스럽게 건강 쪽으로 기울어졌다. 무엇보다 ‘내 몸을 돌보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는 점이 요가가 준 가장 큰 선물이다.

실버 요가는 결코 어렵지 않다. 처음에는 단순히 허리를 돌리고 손을 올리는 수준의 동작만으로도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꾸준함과 자기 몸을 인정하고 아껴주는 태도다. 유연성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자기 자신과 친해지는 시간이라는 걸 나는 이 과정을 통해 깊이 느꼈다.

 

혹시나 요가가 어려울까 두려워하는 분들에게 감히 말하고 싶다. “해보면 압니다. 몸도, 마음도 훨씬 편해진다는 걸요.” 나이가 들수록 몸은 굳지만, 마음은 더 유연해질 수 있다는 것을 실버 요가가 말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