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인생

실버세대를 위한 재택 온라인 취미 5가지 직접 체험 후기

badaja-sun 2025. 7. 22. 11:55

“집에서도 충분히 즐겁고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내는 방법”

 

실버세대의 온라인 취미가 필요한 이유

인생의 황혼기를 맞이한 지금, 많은 고령자들이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함을 느끼고 있다. 특히 은퇴 후 직장이라는 사회적 연결 고리를 잃고, 자녀들은 독립해 나가고, 친구들과의 교류도 줄어들면서 ‘외로움’과 ‘무력감’이라는 감정이 마음 깊은 곳에 스며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금이야말로 진짜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나는 올해 68세로, 은퇴 후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당연해진 사람 중 하나다. 하루하루가 비슷하게 흘러가던 어느 날, 우연히 유튜브에서 '시니어를 위한 온라인 취미 추천'이라는 영상을 접했다. "나도 한번 해볼까?"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 어느덧 몇 개월이 흘렀고, 그 사이 내 삶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이 글은 내가 직접 체험한 재택 온라인 취미 5가지의 실제 경험담이다. 고령자분들, 또는 부모님을 위해 이 글을 읽는 자녀 세대라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실버 온라인 취미

실버세대의 온라인 그림 수업 – 디지털로 만나는 나만의 화실

나는 젊었을 때 미술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우연히 SNS에서 ‘시니어 디지털 드로잉’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다가 무료 체험 수업을 신청하게 되었고, 그게 첫걸음이 되었다. 온라인으로 운영되는 이 수업은 줌(Zoom)을 통해 진행되었고, 강사는 퇴직한 미술 교사였다.

처음엔 태블릿도 없고 그림도 못 그려서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준비물이 간단했다. 연필, A4 용지, 스마트폰만 있어도 시작할 수 있었고, 디지털 드로잉 앱도 대부분 무료였다. 강사는 선 따라 그리기부터 시작해서 점차 색을 입히는 방법, 나만의 캐릭터 만들기까지 다양한 과정을 소개했다.

이 수업을 3개월 정도 들은 뒤, 나는 내 손으로 완성한 그림을 액자로 만들어 거실에 걸었다. 그 자체로 성취감이 컸고, 그림을 그리는 동안 머릿속이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 “나도 아직 배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 큰 수확이었다.

 

 

 

실버세대의 유튜브 브이로그 편집 – 일상이 콘텐츠가 되다

처음에는 영상을 편집한다는 것이 너무 어려워 보였다. 자막을 어떻게 넣는지, 어떤 앱을 써야 하는지 하나도 몰랐다. 하지만 손주가 스마트폰에 '캡컷(CapCut)'이라는 앱을 설치해 주고 간단히 설명해 준 후, 나는 멈출 수 없게 되었다.

일단 일상 속 장면을 영상으로 담기 시작했다. 아침 식사 준비, 화분에 물 주기, 동네 마실 나가는 길… 그저 소소한 장면들이었지만, 편집을 통해 음악과 자막이 들어가니 하나의 콘텐츠처럼 보였다.

내가 만든 첫 영상은 유튜브에 ‘우리 동네 봄꽃 산책’이라는 제목으로 올렸다. 조회수는 23회에 불과했지만, 내게는 그 숫자보다 "잘 봤습니다", "어머니 영상 덕분에 힐링했어요"라는 댓글이 더 큰 감동이었다.

이 경험을 통해 깨달은 건, 우리는 살아오며 수많은 이야기를 쌓아왔고 그것을 나누는 데 나이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상은 단지 기록이 아니라, 세상과 연결되는 창문이었다.

 

온라인 반려식물 키우기 – 실버세대가 디지털 정원에서 얻는 마음의 평화

은퇴 후 가장 많이 생긴 변화는 ‘혼자 있는 시간’이었다. 그 고요함은 때때로 외로움으로 변했다. 그러다 한 유튜브 채널에서 ‘실내 식물 키우기 온라인 강좌’ 광고를 보게 되었고, 관심이 생겼다.

강의는 매주 1회, 1시간 동안 식물 관리법, 흙 선택, 조명 위치 조절법 등을 알려줬고, 온라인 Q&A 시간도 따로 있었다. 내가 처음 키운 식물은 스파티필룸이었는데, 며칠 만에 잎이 축 늘어져서 당황했었다. 그때 줌 수업에서 실시간으로 선생님이 "물 주는 간격을 바꿔보라"라고 조언해 주셨고, 며칠 후 다시 건강한 모습을 보이는 걸 보고 큰 기쁨을 느꼈다.

식물을 키우는 행위는 단지 취미가 아니라 나의 하루에 리듬을 주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물을 확인하고, 잎에 먼지를 닦아주며 ‘생명’을 돌보고 있다는 감정을 느꼈다. 혼자 있어도 ‘나 혼자’가 아니라고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온라인 합창단 참여 – 실버세대 집에서도 가능한 음악의 기쁨

젊었을 때 교회 성가대에서 노래한 경험이 있었다. 그래서 노래에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지만, 합창을 온라인으로 한다는 개념은 처음엔 낯설기만 했다. 하지만 ‘시니어 온라인 합창단’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고 흥미가 생겼고, 신청했다.

이 프로그램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가능했고, 2주에 한 번씩 연습 곡이 주어졌다. 우리는 각자 자신의 파트를 연습하고 녹음한 후, 운영팀이 모든 녹음을 합쳐 하나의 합창 영상으로 편집해 줬다. 완성된 영상을 처음 봤을 때 눈물이 핑 돌았다. 각기 다른 공간에서 녹음했는데도 하나의 하모니로 완성된 모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었다.

음악은 감정을 살리고, 기억을 불러온다. 이 온라인 합창단 덕분에 나는 과거의 좋은 기억을 다시 떠올릴 수 있었고, 새로운 사람들과의 정기적인 교류도 생겨났다. 무엇보다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면 스트레스도 날아가는 느낌이다.

 

실버들의 온라인 책 모임 – 지식이 아닌 사람을 나누는 시간

평소 책을 좋아했지만, 혼자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집중력이 떨어지고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던 중 온라인 북클럽을 찾게 되었고, 매주 한 권의 책을 읽고 줌으로 토론하는 방식이 흥미로워 보여 가입했다.

참여자는 6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했으며, 책 주제도 시니어에게 맞춘 심리, 회고록, 역사 등으로 구성돼 있었다. 책 내용을 단순히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예를 들어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라는 소설을 읽은 뒤, 참여자들 각자가 손주와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며 웃고 울었던 날이 기억난다. 그 공간은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특별한 시간이 되었다.

이 모임을 통해 나는 ‘내 이야기를 해도 괜찮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의 편견이나 고정관념도 많이 바뀌었다.

 

온라인 취미, 실버세대 삶의 활력을 되찾는 열쇠

고령자의 삶에서 ‘새로움’이라는 단어는 때로는 낯설고 두려운 존재일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직접 체험한 이 다섯 가지 온라인 취미는 그 두려움을 기대감으로 바꾸어주었고, 고정된 일상에 따뜻한 파동을 불러왔다.

이제는 스마트폰이 단지 통화 수단이 아니라, 나를 성장시키는 도구가 되었고, 화면 속 수업은 나를 외부 세계와 연결해 주는 다리가 되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가 ‘나는 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을 가지고 있다면, 한 가지만 시도해 보기를 바란다. 단 하나의 클릭이 내 삶 전체를 바꿀 수 있음을, 나는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다.